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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4일 목요일

확산이론을 통해 본 코로나

 혁신의 전파(diffusion of innovations) 이론에서는 혁신을 받아들이는 데에 일정한 패턴일 있다고 주장한다. 1943년 아이오와 옥수수 농부들이 병에 강한 옥수수 씨앗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집단과 뒤늦게 수용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을 통해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오늘날에는 새로운 것을 언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혁신가, 얼리어답터, 초기 다수자, 후기 다수자, 늦깎이 등으로 구분한다. 

쇄신 확산곡선(출처:위키백과)


 삶에서 대부분은 이러한 곡선의 영향을 받는다. 무릅쓰고 혁신을 받아들이는 소수가 있고, 안정을 추구하며 마지막에 뒤 따라 받아들이는 소수가 있으며, 나머지 68%는 다수로 중간층을 이룬다. 직장에서도, 과거 IT버블 때도, 펀드 열풍 때도, 갭 투자 열풍 때도, 그리고 현재 동학 개미 때도 마찬가지다. 쇄신이 성공하여 사회에 받아들여진다면 상위 16%인 혁신가나 얼리어답터에 포함되어야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모든 것이 귀찮은 사람들은 늦깎이도 아닌 적금 넣고 집 한 채 가지고 있으면서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하겠다. 

 혁신의 전파에는 4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첫 번째가 팽창확산(expansion diffusion)과 이전확산산(relocation diffusion)이다. 팽창확산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몇몇 사람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면서 일어난다. 가장 일반적인 확산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 이전확산은 혁신적인 전달자가 최초의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면서 확산되는 유형이다. 과거 신항로 개척 이후 유럽의 선교사들이 앞다퉈 신대륙으로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떠났던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전염확산은 용어에서 보듯이 접촉에 의해 전염병이 옮겨가는 유형의 확산 유형이다. 과거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고 교류가 제한되어 있던 시절에는 전염확산이 더디게 이루어지거나 확산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의 '흑사병'의 경우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의 크림반도에 도착하여 유럽 인구의 30%~60%(연구별로 상이함) 정도 죽게 만들었는데 풍토병으로 있던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까지 이동하는데 수년이 걸렸다. 이는 비단길이나 바닷길의 이동속도가 지금보다 현저히 느리기 때문이다. 네번째는 계층확산으로 쇄신의 정보가 도시의 계층이나 사회계층을 따라 전파된다는 것으로 건너뛰면서 전파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4가지 유형의 확산은 유사점도 많고 여러 갈래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


중세유럽의 흑사병 전파(출처:위키백과)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세계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러한 확산의 유형을 찾을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COVID-19는 과거 중세 유럽이었으면 중국 내에서 창궐하다 없어졌을 전염병이었을 수 있고, 조선의 국경이나 중국 국경 국가 정도 확산되었을 수 있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여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고 독한 감기쯤으로 치부되고 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 되면서 항공교통을 이용한 급속한 전파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의 1호 확진자도 2020년 1월 19일 우한시 공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들어온 중국 국적이었다. 이처럼 항공교통을 타고 다른 나라로 이동하여 코로나를 전파하게 되면 이전전파의 유형이 된다. 초기 코로나의 전파는 이렇듯 타 지역 혹은 다른 나라로 이동하며 확진자가 코로나를 전파하는 이전전파의 유형을 띄고 있다. 초기 대구지역 코로나 확진자 급증 때에도 대구시민들의 타 지역 이동을 자제해 달라는 것도 이런 이전 전파를 막기 위한 시도이다. 요양원의 집단감염의 경우 외출을 나갔던 환자들이 확진자를 접촉하거나(전염확산), 요양원 내에서 외부 강연자가 확진되어 전파되는 경우(이전확산)가 많이 보고되어 현재 많은 요양원이 가족들의 면회를 제한하고, 외부 강연자의 출입을 막고 있다. 요양원같이 특정 건물 내에 밀집한 경우 건물 전체를 봉쇄하여 전파를 막는 방식으로 코호트 리가 있다.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란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를 가리킨다. 즉,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감염병 확산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결국 전파는 혁신과 같이 긍정적인 현상의 전파의 경우 전파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넓게 하는 것이 중요한 반면, 이번 코로나 같은 전염병의 경우 반대로 전파속도를 줄이고 범위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접촉과 이동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추석 연휴와 한글날 연휴가 이어지는 9월 말 10월 초가 다가오고 있다.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은 이번 코로나 사태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부모님은 고향에 오지 말라고 하는데 가족들과 연휴 동안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은 혹시나 무증상 감염자로 이전확산 및 전염확산을 일으키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멈춰(락다운 :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코로나 확산을 막았던 유럽도 아직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다. 아마도 2020년은 2.5단계와 1단계를 반복하며 마칠 수도 있다. 생활은 생활대로 하면서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확산을 줄이는 생활의 지혜를 몸소 실천해야 할 것이다. 

2020년 9월 22일 화요일

확산의 유형(코로나, 쇄신, 문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질병의 확산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누군가와 접촉에의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특정 모임이나 종교행사에서 집단감염되는 사례도 있다. 감염자가 감염사실을 모르고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확산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집단 발병하기도 한다. 이러한 확산은 질병 뿐 아니라 문화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데 이러한 유형과 특징을 파악하면 질병뿐 아니라 문화의 이동과 다문화사회를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확산의 유형은 최초에 쇄신이 어떻게 주변으로 확산되는가를 파악하면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쇄신의 유형이 현대사회에서 문화의 전파나 질병의 확산에도 그대로 적용될 만큼 그 유용성을 더욱 커지고 있다. 아래의 확산 유형을 통해 2020년 대한민국을 분석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할 수있다. 

쇄신의 공간적 확산과청을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팽창확산 (expansion diffusion) 과 이전확산(relocation diffusion) 으로 둘째 , 전염확산(contagious diffusion) 과 계층확산(hierarchical diffusion)으로 대별된다. 

왼쪽 : 팽창확산               오른쪽 : 이전확산 

팽창확산은 새로운 「아이 다 어」나 풍문을 얻은 최초의 몇사람이 가까운 사람들과 친지를 통해 주위 사람에게 전달되는 형태의 쇄신확산을 뜻한다. 

이전 확산은 쇄신적인 사람이나 쇄신의 전달자가 당초에 쇄신이 발생했던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감에 따라 쇄신이 확산되는 형태이다.  유럽의 성직자들이 신대륙 발견이후 신대륙에서 크리스트교를 전파한 사례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대한민국에서 인구의 사회이동이 지역발전의 격차를 증대하거나 해소하는 경우가 이전확산의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수도권 집중에 따라 격차를 증대하는 형태로 이전확산이 나타나 공기업의 지방지전, 행정수도이전등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쇄신의 공간적 확산과정에 대한 가장보펀적인 분류는전염확산과계층확산이다. 

전염확산은 그 용어가 바로 시사하는 바와 같이 접촉에 의해 전염병이 옮겨 가는 모습의 쇄신확산이다. 이는 거리의 마찰효과에 가장큰 영향을 받는다. 교통수단이 불비하여 접근성이 낮아, 거리의 마찰효과가 높으면 쇄신의 전염 확산은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 된다. 





한편 계층확산은 대도시 나 중요한 사람에게 쇄신의 정보가 전달되면 도시계층이나 사회 계층을 따라 그 아래로 건너뛰는 유형의 확산이다.(Gould, 1969).